외국인이 현선물 동반매수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최근 정부가 긴축정책을
시행하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등 경기부양 의지가 강력해지면서
연기금의 현물 매수세가 강해진 모습입니다. 이렇게 정부의 강한 의지가 시장에
투영되고,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투자로 호응하면서 외국인들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데, 외국인이 이전처럼 대량매수로 전환할만한 동기부여는 되지
못하지만, 적어도 대량매도를 막아줄 정도의 재료는 된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이러한 수급호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는데,
대한해운 기업회생절차 신청 때문에 받은 시장 충격이므로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중심선 지지 후 반등이 전개되고 있는데, 대한해운 사태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와 설날 이전 통계적 약세를 감안하면 고점 돌파
흐름보다는 2050선에서 2120선 사이에서 기간조정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물론 거래일로는 5거래일에 불과하지만 연휴를 포함하면
무려 12일이나 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볼 시기는 아니고, 이
기간동안 조정강도가 강해지거나 단기간에 상황을 수습하고 고점을 돌파하는
부분 모두 중장기적 에너지를 감안할때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이번 기회에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던 코스피 지수에게 휴식을 제공하여 피로를 풀게
한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임하시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업종별로는 전자전기가 강세 흐름을 보였고, 연말부터 시장대비 초강세를
보였던 조선업종이 대한해운 사태로 인해 꺾인 모습입니다. 물론 대한해운의
시가총액이 4천억원대에 불과해 과거 시장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던
네오세미테크 상장폐지와 큰 차이가 없으며, 대한해운의 선박발주 규모도
조선업종에 타격을 줄만한 규모는 아니라서 이번 사태는 조선업종 대부분
종목이 장중 조정으로 수습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해운업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컨테이너 운임지수마저 약세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규
발주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고, 유가상승세도 기세가 꺾인 모습이라서
연초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조선업종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꺾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악재에도 잘 버텨준 것은 오로지
투신권의 매수세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투신 매수의 중심에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환매 이후 11조원 이상 자금이 이탈해 증시 영향력이
과거의 절반으로 줄어든데다가 지난 3년간 운용실적 악화로 연기금이 맡긴
2조원의 자금도 순차적으로 다른 자산운용사로 이관되고 있어 영향력이
더더욱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셋의 수급만으로 조선주를 방어하는 것은
점점 힘에 부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즉 과거 LED 관련주들을 고집스럽게
매수한 후 업황악화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대량의 물량을 쏟아내어 관련주들이
단기간 30% 이상 폭락한 전례를 감안하면 조선업종에 대해서는 아주 보수적으로
대응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예견된 대한해운 사태와 차악 선택
대한해운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파장을 몰고온 모습입니다.
위 자료는 2009년 초 해운업계 치킨게임을 예고하면서 나온 자료인데, 이것이
현실화되어 프랑스 CMA와 그리서 대형 선사들이 잇따라 파산하고 드디어
한국의 대형선사까지 영향이 미치는 모습입니다. 과거 BDI지수가 대한해운의
손익분기점인 3천선 이상이었을 때에도 비싼 용선계약이 문제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손실이 크게 나지 않았으며 계약기간이 끝날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한해운 주가가 디스카운트되는 정도로만 그쳤었습니다.
그러나 BDI지수가 1500선이 붕괴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는데, 금융위기
직후 BDI지수가 1천선이 붕괴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겪었던 시기보다 훨씬
힘든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2007년, 2008년 최대 호황을
누리면서 상당한 체력을 비축한 상태였고, 금융위기가 일시적인 사태라는
인식에서 장기운송계약 물량에 대한 가격은 큰 조정이 없었기 때문에
견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수기인 겨울철로 진입해서도
BDI지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융위기 이후 평균 3천선 부근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장기운송계약 가격까지 다 떨어진 상태라서 비싼 용선료를
지불하고 저가에 배를 다시 빌려줘야 하는 대한해운은 당연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최근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하고 최대 2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운영자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대로 BDI지수가 하락할 경우
자산규모가 5천억원 수준으로 축소된 상황에서는 고가의 용선계약이 만료되는
2012년까지 버틸 경우 회사는 빈껍데기만 남을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물론 올해 3분기까지 대한해운 실적은 소폭 적자로 끝났지만, 4분기부터
BDI지수가 낙폭을 키운데다가 고가의 용선계약 조정에 선주들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은 분명하고, 중국의
긴축 등으로 해운업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대한해운 경영진은 이대로 앉아서 망하느니 욕은 좀 듣더라도 차악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물론 주주들를 우롱하는 유상증자와 이번 기업회생절차로
채권과 채무가 동결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이 되는 금전거래 계약에
대해 배째라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무척이나 잘못된 처사이며, 향후
회생절차가 진행되면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조치가 나올 수 있어
칭찬받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물에 빠진 대한해운이 뻔히 보이는
폭포까지 떠내려가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태도만은
그 적극성을 감안해 비난받을 일은 아니며, 오히려 이번 회생절차 신청을
계기로 고가의 용선계약을 다 털어내고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부분만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100주를 보유한 소액 주주인데 평단가가 낮은데다가 전체
자산에서 아주 미미한 액수라서 없는셈치고 두고 볼 생각인데, 내막은 잘
모르지만 대한해운 경영진의 선택에 지지를 보내며 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를
받아들여 빨리 거래가 재개되어 걱정이 많으실 대한해운 주주님들께 안도감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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