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해프닝 뒤 강해진 증시
최근 증시에 다양한 변수들이 부각되면서 지수가 한 차례 출렁거리더니 단숨에 2200p라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급작스러운 시장 상승에 일부 투자자들이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또 급등 직전에 시장에서 악재가 만만치 않게 나왔었기 때문에 기습이라는 반응도 있다.
정말 기습일까? 지수 급등 전의 이슈를 생각해 보자. 최근 신용평가사인 S&P사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금은 상당히 민망해지긴 했지만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라는 점에는 아직 이견이 적은 미국의 신용등급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을 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적자 상태가 매우 심각하여 이를 해결하는데 쉽지 않을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었다. 이에 향 후 신용등급 전망치를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한다는 평가였다.

이 발표가 나오면서 미국 증시는 순식간에 200p 이상 장중 급락하는 등 최근 보기 힘들었던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S&P사의 이 같은 분석이 정말 설득력이 있을까?
우선은 말 장난이라는 판단이다. 알려져있듯 이번 평가는 신용등급의 강등이 아닌 신용등급 전망치의 강등이다. 향 후 신용등급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추측을 한 것이다.
스스로 조차도 실제 하향될 가능성은 3분의 1 즉, 33% 가량 된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강등되지 않을 가능성이 70%에 가까운 상황이라는 점도 친절하게 부연 설명을 해 줬다.
아마도 똑똑한 투자자들은 이 S&P사의 발표가 나온 직 후 쾌재를 불렀을 것 이다. 이 S&P 신용등급 전망치 강등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함정이 있다. 우선 앞에서 말한 대로 그저 전망치라는 말 장난이라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 후 리먼이 무너지고 금융 기관들이 연이어 파산하면서 금융위기가 터지자 당황한 것은 신용평가사들도 다를 바 없었다.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던 금융기관들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고 또 문제 없다고 평가를 내린 금융 상품들이 사고가 터지면서 눈총을 한눈에 받은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 이런 사태가 터질 경우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기 위해 미리 자신들은 예측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등급 전망치를 조정하는 것을 남발했다.
올해만 해도 수 많은 국가와 기업들의 등급 전망치 조정이 남발되었다. 아마 기사 검색으로 신용등급 강등이라고 단어를 넣으면 모두 읽기 귀찮을 정도의 기사량을 보게 될 것이다.
이렇듯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표현에 대해 시장은 예민할 것 같지 보이지만 전망치라는 흔해 빠진 단어라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 이에 지수는 하락해도 기회로 삼아 매수하는 주체들이 대거 나타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을 전격 발표한 평가사가 바로 S&P사라는 것이 재미있다. S&P사는 한마디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지 제법 된 상태다.
투자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S&P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대해 투자적격이라고 등급을 책정했었다.
뿐만 아니라 이 후 파산해 버린 리먼이나 베어스턴스에 대해 놀랍게도(?) 최고의 투자등급을 직전까지 유지했었다.
당시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신용평가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고 S&P사의 경우 최악의 신용평가사로 내몰리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이번 조치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S&P사가 시장에 강력한 매수 신호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조롱을 받을 정도였다.
어째든 우리나라 저녁 9시 뉴스 메인 소식으로 나올 정도로 시장에서는 놀라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 보면 극히 작은 해프닝에 불과하다. 실제 그 다음날 미 증시는 바로 반등을 하며 안정을 찾았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오히려 신용평가사 별 다른 시각이 투자자들은 더욱 혼란하게 만들었다는 측면만 부각될 듯하다. 신뢰성을 낮추는 요인이 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즉각 반박을 하는 등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모두가 수긍하지 못하는 논란만 키웠으니 스스로의 권위가 다소 떨어진 측면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그 대상이 미국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재정이 실제 악화되어도 실제 국가가 파산하는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달러를 찍어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같으면 벌써 파산했어야 하는 상황에서 달러를 찍고 인쇄하고 복사하고 헬기로 다니며 뿌리는 정책을 유일하게 펼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재정이 어려울 수 있어도 파산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단지 이론상에서만 가능한 논란일 뿐이다.
차별화 장세 속 외국인은 이미 한발 앞서다
또 하나 시장에서 자주 뉴스로 등장했던 단어가 있다. 바로 자동차다. 이 자동차라는 것이 화두가 되는 이유가 있다. 올해 증시에서 수익을 많이 낸 투자자라면 자동차 관련주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화학업종을 매수했다면 역시 수익을 내겠지만 IT와 철강 금융 등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지수만 오르고 내 종목은 그나마 최근 나온 반등을 합쳐도 수익률이 시원치 않아 속 터지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실제 올해 들어 주요 업종 대표주의 수익률 현황을 보면 자동차와 화학주인 현대차와 LG화학은 각각 30%나 급등을 했다. 지수가 5% 조금 넘게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큰 폭의 상승이다.
반면 IT, 철강, 금융주의 대표인 삼성전자, POSCO, KB금융 등의 주가는 올해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수 오르는 동안 한숨만 내 쉬기 딱 좋은 상황인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물론 자동차와 화학의 업황이 상대적으로 아주 좋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선진국 및 신흥국 모두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가 잘 팔리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 장사하는 자동차 회사 치고 매출이 감소하는 한심한 회사는 거의 없다. 또 중국사람들의 통이 커지면서 자동차 구매가 확연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실적이 지금도 좋고 앞으로도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자동차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뻔한 것에 대한 투자 못지 않게 기대치에 대한 투자도 같이 가세를 하게 마련이다. 쉽게 말해 앞으로 좋아질 것 같은 주식에 대한 투자도 제법 많이 이루어진다.
당장은 좋지 않은데 지금이 바닥이라고 판단되면 투자자들은 그 종목을 매수한다. 그런데 최근 이 가능성에 대한 투자가 극히 감소하고 있다. 자동차, 화학 등 뻔한 종목은 늘어나는데 위험자산 투자의 정석인 가능성투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관 때문이다. 지금 기관은 스스로 벌여놓은 실수에 밥값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돈 가지고 여기저기 투자를 해야 마땅한데 투자자들의 불신이 만만치 않다.
믿고 맡겼더니 반토막이 나버린 펀드 상품이 금융 위기 이 후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은 장기로 묻어 두려했던 펀드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고 있다. 기회만 되면 환매 신청을 하며 돈을 찾아달라고 하니 기관은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이에 빠져 나가는 돈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적어 기관은 주식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매도해야 한다고 해서 마냥 주식만 내다 팔 수는 없다.
수익이 난 성적표를 보여줘야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을 할 동기가 생기기 때문에 기관은 적극적인 수익률 게임을 어디에서는 벌여야 하는 여건이다.
그래서 기관이 택한 것은 최선이고 확실한 자동차와 화학은 사고 나머지는 다 팔자는 전략이 실행되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자동차만 사고 나머지는 순환매로 돌려 수익률 게임용 단타에 치중하자는 전략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야 원없이 달리고 있지만 나머지 업종은 도통 반등 한번 제대로 못하고 기관의 매물 폭탄을 연일 맞아 짧은 반등 긴 소외가 이어지는 불안정한 흐름이 나타났던 것이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여기서 깊어진다. 도대체 뭘 사야 하는 것일까? 지수는 일단 신고가로 올라서있는 지금 올라가는 자동차를 사자니 너무 비싸 보이고 그렇다고 IT, 금융을 사자니 최근의 상승이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걱정이 앞서 너무 끔찍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IT와 금융을 매수해도 끔찍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최근의 인텔 효과에 의한 기술주의 상승이 반등이 아닌 본격적인 시세 국면의 진입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기관은 외국인이 사 놓은 종목 매수 중
업종별 수급을 잘 살펴보면 올해 들어 기관은 분명히 자동차와 화학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IT와 금융 그리고 철강을 차분하게 담아 가고 있다.
외국인은 업황이 이제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되는 종목들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결론을 얻게 된다. 작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군이 바로 자동차와 화학이다. 올해 기관이 매수하는 업종을 작년에 이미 외국인이 많이 사 들인 것이다.

최근 외국인은 이 업종을 매도하기 시작하고 있지만 이 물량을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수하다 보니 주가는 강하게 가고 덕분에 외국인은 아주 비싼 가격에 주식을 팔고 있다.
기관 입장에서는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외국인들이 매수해 주고 자사주 매입 등으로 인해 유통 주식 조절이 아주 잘 되어 있는 종목군이라 매수해 올리기도 좋아서 수익률 게임용으로는 그만이다.
개인들이 득실대는 종목에 들어가 시세 없이 변동성만 커지는 상황과 달라 기관 입장에서도 비교적 안심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런 현상이 향 후 IT와 금융 철강 등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지금은 가려져 있는 명분이지만 이 종목군은 이미 실적 부담을 덜어내고 있는 상태다.
IT는 1분기 바닥 이 후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고 철강은 꿈에 그리던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금융은 PF 부실 및 저축은행 우려가 남아있다지만 대형화된 상황에서 부담은 생각한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 외국인은 꾸준하게 매집을 해오며 기관과 개인들의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기관 입장에서는 이런 양상은 맡겨둔 수익이다.
당장은 자동차에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 후 달려가 붙으면 쉽게 쌍끌이가 되는 효과가 나타나서 수익률 게임을 벌이기도 좋다.
자동차 관련주나 화학주가 단기 급등으로 벨류에이션 대비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IT나 금융주들은 실적 대비 지금 주가는 너무 낮은 상태다. 또 실적 사이클이 올라서는 자리니 지금 매수하면 좋아지는 업황에 편승해 수익내기도 좋다.
결국 뻔한 수급과 명분으로 곧 주도주의 교체 혹은 확산의 가능성이 높아 투자하는데 고민을 할 이유가 없다. 눈앞의 상황보다는 곧 벌어질 상황이 제법 매력이 있다는 점을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투자전략. 2200p? 아직 고점이 아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강하게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대로 잠시 주춤한 후 다시 엄청난 규모로 한국 주식을 사 들이고 있다.
그간 외국인은 작년에 투자해서 많이 벌어들인 자동차를 집중 매도하는 것을 제외하면 관망하는 척하면서도 IT 등 업황 바닥에 해당하는 업종은 열심히 사들이고 있었다.
한국 관련 펀드로 자금은 지속 유입되고 있고 매수를 중단하기에는 달러와 엔 자금이 너무 많이 풀린 상황이 아깝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리스크 요소인 유럽 재정 위기는 상반기를 넘기면서 도래하는 국채 규모가 다소 줄어드는데다 포르투갈로 구제금융 시리즈는 사실상 완결편이 나온 상태다.
스페인으로의 전이 가능성을 자주 이야기 했지만 스페인은 보란듯이 대규모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 조건 역시 우려했던 수준보다 낮았다. 이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될 수 있는 여지는 갈수록 줄어든다.
대외적 악재는 줄어드는 반면 기업들의 실적은 저점을 통과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또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는 흐름은 유지가 되고 주택 지표나 고용 지표도 징그럽게 더디긴 하지만 바닥에서 아주 살며시 돌아서고 있는 징후는 분명하다.

악재가 약화되고 자금이 늘어나면 증시는 올라갈 명분을 찾아낸다. 결국 시장은 악재에 둔하고 호재에 민감하기 쉬운 여건이 된다. 2200p에 도달한 지금도 주식을 유지하거나 적극 매수를 해 나가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
환율이 떨어지면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네 하는데 이 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2주전 제시한 전략글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환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구매력 즉,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단지 환율이 떨어져 해외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고 이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지나친 오판이다.
쉬운 예를 들어 기름값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금 정유사의 실적은 어떻게 되어있는가? 가격을 올려도 휘발유 넣고 공장 잘 돌아가니 기업이 실적은 다 좋아졌다.
비싸져 수출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가 살아나 가격을 올려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단지 편안하게 수출하려는 대기업의 정신자세부터 고쳐야하지 않을까 싶다.
모 증권사에서 개최하고 있는 투자대회에서 2주째 1위를 하고 있다. 비결은 다른 것이 아니다. 많이 오른 종목 따라 다니지 않고 안 올랐지만 실적 대비 싸고 기관성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을 사 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또 매수 후 손실이 나도 설득력 있는 악재가 없으면 그냥 보유하면서 견기며 가져갔다. 그 결과 다른 참가자 보다 출발 순위는 늦었지만 중반 이 후 줄곳 1~2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증권사, 재야고수, 대학생 등 뛰어난 참가가 많아 필자는 끝까지 1위는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뻔히 아는 종목에 대한 투자, 그리고 실적이 최고의 재료라는 것, 그리고 인내심, 이 세 가지가 수익을 내 주는 충분한 조건임을 확인해 주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듯하다.
올해 많이 오른 종목보다 당장은 더디더라도 외국인이 차분하게 사 모아가는 업황 바닥권 종목을 매수하고 기다리는 고진감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필자가 불과 지난 주 IT 업종에 대한 매수를 제시했던 이유였다.
고점이 어디니 일단 매도하자는 시각이나 여전히 급등 장세에 단기 매매가 최선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이 것이 지금 지수대에서도 필자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다.
사람들은 인텔효과에 시장이 오른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인텔이 왜 실적이 좋아졌는지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인텔 실적의 절반 이상은 신흥시장에서 발생한다. 신흥시장에서 매출이 워낙 잘 나오다 보니 인텔의 전체 실적이 좋아진 것이다.
이 것은 골드만삭스 등 금융업체도 마찬가지다. 자국내 실적은 부진했지만 주로 해외에서의 성과가 좋아 실적이 잘 나왔다.
미국과 유럽을 볼 필요가 없다.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시장이 전체 증시를 끌고 가는 최고의 재료다. 해외 재료를 보지 말고 성장하는 이머징 시장을 믿고 편안하게 투자하면 그만인 장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기 바란다.